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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그림은 어디에서 볼 수 있나요?
⑪레오나르도 다 빈치-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바티칸 박물관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 1452-1519) 는 14살 무렵 예술가 베로키오의 공방에 입문하였다. 제자의 재능을 일찍 알아본 베로키오는 결국 레오나르도에게 그림을 맡기고 자신은 조각에만 몰두할 정도로 그를 제자가 아닌 화가로 인정하였다.
그가 남긴 작품은 채색을 마치지 못해 미완성으로 남은 것까지 포함해도 열다섯 점이 채 되지 않는다. 다빈치는 1519년 67세로 이탈리아가 아닌 프랑스에서 사망하였다. 조르조 바사리는 ‘예술가 열전’에서 다빈치가 프랑스의 프랑수아 1세의 품 안에서 숨을 거뒀다고 기록하였다.
르네상스 3대 천재의 관계
다빈치: 1452년생 토스카나 빈치 출생 - 1519년 프랑스에서 사망(66세), 클루성 매장
미켈란젤로: 1473년생 토스카나 카프레세 출생 - 1564년 로마에서 사망(91세), 피렌체 매장
라파엘로: 1483년생 우르비노 출생 - 1520년 로마에서 사망(37세), 로마 판테온에 매장
세 사람이 함께 피렌체에 있었던 시기는 1504년 라파엘로가 처음으로 피렌체로 왔을 때부터 다빈치가 밀라노로 떠난 1506년 사이다. 곧이어 같은 해(1506년) 미켈란젤로도 로마로 일하러 떠나고, 1508년에는 라파엘로도 로마로 떠난다. 1504년에서 1506년 2년 동안만 세 명의 천재는 피렌체 같은 공간에서 함께 살았던 적이 있었다.
작품이 갖고 있는 이야기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는 다빈치가 피렌체에서 활동하던 초기 1480년에 제작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그림은 자세한 설명이나 의뢰인이 누구였는지 전혀 알려진 바 없다. 이 그림도 모나리자처럼 한 번 분실되었다가 다시 찾게 된 것인데, 모나리자처럼 온전하게 되찾은 것이 아니고, 목판에 그려진 조각 그림들을 시차를 두고 찾게 된 것이다. 사자 그림은 채색이 되지 않았고, 심지어 도난 후 5조각 중 4조각만 회수되어 성인의 복부는 비슷하게 메꿔둔 상태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작품으로 바티칸 박물관에서 가장 중요한 작품으로 전시되고 있다.
Saint Jerome in the Wildeness(1480-1490), 레오나르도 다 빈치 이미지 출처 : wikipedia.com
성 히에로니무스(347년–420년)는 사막에서 그리스어 성경을 라틴어로 번역한 사람이다. 이 성경 번역은 루터가 민중 독일어로 번역을 시도하기까지 유럽에서 가장 널리 사용된 번역본이다. 성자가 오른손으로 돌을 집어 자신의 가슴을 치며 고행을 하는 모습이다. 우 하단의 동물은 사자로, 히에로니무스를 상징하는 동물이다. 히에로니무스는 광야에 있을 때 간혹 어쩔 수 없는 욕정과 유혹에 시달렸다. 전라의 여인들이 자기 주위를 맴돌며 춤을 추는 환영을 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럴 때마다 그는 커다랗게 만들어 놓은 십자가 위에 예수님처럼 누워 예수의 고난을 묵상하고, 돌을 집어 가슴을 치며 기도했다고 한다.
어느 날 그에게 다가온 사자를 보고 무척 놀랐지만, 사자의 사지에서 가시가 박혀 있는 것을 발견하고 그를 돕게 되었다. 두렵지만 가시를 뽑아주었더니 그 사자는 평생 성인을 보호하며 옆에서 지켜주었다고 한다. 이 그림은 오래동안 분실 상태였는데, 1820년 나폴레옹의 삼촌인 추기경 조셉 페쉬가 로마의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발견하였다. 한 고물상에서 작은 찬장을 보았고, 문에 그려진 그림을 자세히 보고 르네상스 대가의 작품으로 판단하여 구입하였다. 성인의 머리 부분이었다. 그는 나머지 그림을 회수하기 위해 여러 달 동안 수소문하며 로마에서 찾아 다녔다. 결국 구두방에서 나머지 부분들을 발견하였고, 구두 수선공이 그림 판넬에 못을 박아 의자로 사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찬장의 머리 부분을 붙이고 유약을 발라 보수하였다. 추기경이 사망하고 경매를 통해 여러 번 주인이 바뀌다가, 1845년 결국 이 그림은 바티칸으로 이관되었다.
작품이 있는 곳: 바티칸 박물관 (Musei Vaticani)
16세기 교황 율리오 2세에 의해 설립된 바티칸 박물관은 한 해에 600만 명 이상이 방문하는 유명한 문화 장소로, 그 기원은 1506년 1월 14일, 로마의 산타 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인근 포도밭에서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고대 트로이 사람들이 그리스군의 ‘선물’인 속이 빈 거대한 목마를 도시 안에 들이지 말라고 경고한 성직자 ‘라오콘’을 묘사한 조각상을 발견한 것에서 시작된다. 율리오 2세는 발견된 조각상을 조사하기 위해 바티칸에서 일하던 줄리아노 다 상갈로와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를 파견하여 그들의 추천을 듣고, 즉시 포도밭 주인에게서 그 조각상을 구매하였다. 한 달 뒤, 교황은 그 조각상을 바티칸에서 진열하여 대중이 볼 수 있게 하였다.
바티칸 박물관 내부 이미지 출처 : 작가 제공
이 곳을 방문하려면 명심할 것 두 가지
첫째, 반드시 아침 일찍 가서 줄을 서야 한다. 엄청난 관광객 때문에 미술관 문을 여는 8시 40분 이후 조금이라도 늦으면 1시간 이상 줄을 서야 한다. 로마의 강렬한 햇살을 견디려면 양산이나 모자를 챙기는 것이 필수다. 줄은 서서히 움직이는데, 로마의 모든 걸인들이 길고 긴 줄 곳곳에서 구걸을 한다. 뜨거운 여름에 한두 시간 햇살을 받으며 조금씩 앞으로 진행하다 보면 그냥 돌아서고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다.
바티칸 박물관에서 필자와 아들 이미지 출처 : 작가 제공
둘째, 동선을 잘 짜야한다. 바티칸 미술관에는 모든 작품을 빠짐없이 관람하기는 사실 어렵다. 여기저기 전시되어 있는 조각상을 관람하다가 천장화가 있는 줄도 모르고 지나치는 경우가 있다.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개방하며, 오후 4시까지만 입장이 가능하다. 바티칸 미술관으로 들어가는 경로에는 라파엘로가 장식한 서명의 방이 있으며, 이곳을 통과하면 시스티나 성당의 벽화와 천장화를 보게 된다. 이동 경로를 미리 확인하고, 계속 기대하며 진행할 것. 가능하면 바티칸 가이드 투어를 신청하여 설명을 들으며 관람하는 것을 심각하게 권하고 싶다.
바티칸 박물관 해설
:광야의 성 히에로니무스 해설은 12분 25초부터입니다.
강두필 교수
한동대학교 커뮤니케이션 학부 교수. 연세대학교 정치외교학과, 서울대학교 대학원 정치학과 졸업, 연세대학교 영상대학원 박사과정 수료했다. Paris 소재 CLAP35 Production 대표 감독(CF, Documentary)이며, 저서로는 좋은 광고의 10가지 원칙(시공아트), 아빠와 떠나는 유럽 미술여행(아트북스), 모두가 그녀를 따라 한다(다산북스), 나는 광고로 세상을 움직였다(다산북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10인의 CF 감독(살림출판사) 등이 있다. 전 세계 미술관 꼼꼼하게 찾아다니기와 매일의 일상을 영상과 사진으로 남기고 편집해 두는 것이 취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