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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이번 전시 이전에 에덴을 방문하신 적이 있다고 들었습니다. 에덴낙원의 첫인상은 어떠셨나요?
자연과 예술, 문화를 함께 느낄 수 있는 품격 있는 공간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무엇보다 호텔 로비를 포함하여 다양한 공간에 설치된 수준 높은 예술 작품들이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물론 가장 마음에 드는 공간은 아름다운 정원이 아닐까 싶은데요. 계절 마다 색을 달리하는 꽃들과 녹음이 어우러져 그야말로 환상적이라 얘기하고 싶어요.

2. 미술관이 아닌 호텔에서 소장품 전시를 선보인다는 점이 인상적입니다. 이번 전시를 개최하게 된 배경과 의미는 무엇인가요?
경기도자미술관은 소장품을 보다 다양한 방식으로 소개하고 관람객과 접점을 넓히기 위해 여러 시도를 이어오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를 통해 예술이 반드시 미술관 안에서만 경험되는 것이 아니라 일상 속에서도 자연스럽게 만날 수 있다는 점을 느끼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경기도자미술관은 2001년 개관 이래 전 세계 70여 개국 작가들의 작품 2,482점을 소장하며 동시대 도자예술의 흐름을 소개해 온 미술관으로서, 이러한 소장품을 미술관 담장 안에만 두기보다 지역 사회와 함께 나눌 방법을 모색해 왔습니다. 2025년에 에덴 파라다이스 호텔 측에서는 소장품 전시에 대한 협력 제안을 먼저 주신 적이 있었습니다.
다만 그때는 준비할 수 있는 시간이 충분치 않았고, 협력의 구체적인 그림까지는 미처 그려내지 못해 다음을 기약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호텔 측에서 다시 한번 제안을 주셨고, 여러 호텔 공간에 예술을 자연스럽게 녹이고자 하는 호텔 측의 노력과 오랜 기간 이어 온 다양한 문화예술관련 활동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전시 협력까지 이어질 수 있었습니다.
이번 전시는 경기도 내 기업·문화시설과 공공 미술관이 협력하여 더 많은 이들에게 도자예술 향유의 기회를 제공하고 지역 내 상생의 가치를 나누고자 마련된 자리이기도 합니다. 호텔은 사람들이 여행과 휴식을 위해 머무는 공간입니다. 이러한 장소에서 작품을 만나는 경험은 관람객에게 보다 편안하고 친근한 방식으로 예술에 다가갈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예술의 접근성을 확장한다는 점, 그리고 공공 미술관의 자산이 지역의 민간 공간과 만나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이번 전시는 의미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3. 에덴의 공간적 특징이 작품 선정이나 배치에 어떤 영향을 주었나요?
일단 이번 전시에 출품된 도자 작품들은 저희 미술관이 소장한 소장품에서도 동시대 도자예술의 흐름과 실험성이 잘 드러나는 우수한 주요 소장품입니다. 이왕 보여드리는 김에 좋은 작품을 에덴 공간을 통해 소개해 드리고 싶었습니다.
아무래도 미술관같이 전시에 최적화된 공간은 아니지만, 입구의 벽체와 중앙의 공간, 그리고 조명 설치가 가능하게 설계되어 있어 최대한 공간에 어우러지도록 입체 작품, 벽에 걸릴 수 있는 도판 작업, 그리고 설치작업과 미디어 작품까지 한국, 유럽, 미국, 아시아 등 전세계 다양한 형식의 도자예술을 한꺼번에 느끼실 수 있도록 작품을 선정하고, 작품 디스플레이를 계획했습니다.

4. 전시 제목은 《머무는 곳에 예술이 깃들다(Stay with Art)》입니다. 큐레이터님께서 생각하시는 '머무름'과 '예술'의 관계는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저는 예술도 결국 ‘머무름’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좋은 작품은 단순히 눈으로 스쳐 지나가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시선과 생각을 잠시 멈추게 하고, 그 안에 머물게 만듭니다. 반대로 우리가 어떤 공간에 머무는 시간 역시 예술을 통해 더욱 풍부해질 수 있습니다.
호텔은 바쁘게 이동하는 일상에서 잠시 머무르며 휴식하는 공간입니다. 이번 전시는 그러한 시간 속에 자연스럽게 예술이 스며들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출발했습니다.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특별히 시간을 내어 미술관을 찾지 않더라도, 머무는 공간에서 우연히 작품을 만나고 잠시 시선을 멈추는 경험 자체가 하나의 예술적 경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5.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보면 좋을 점이나, 놓치지 않았으면 하는 작품 이야기가 있을까요?
도자라고 하면 흔히 그릇이나 공예품을 먼저 떠올리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동시대 도자예술이 얼마나 다양한 방식으로 확장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자리이기도 합니다.
조형 작품은 물론 평면 작업, 설치, 영상 작품까지 함께 소개되기 때문에 ‘도자’라는 재료가 어떤 방식으로 현대 예술의 언어가 될 수 있는지 살펴보시면 더욱 흥미롭게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6. 학예연구사로 일하며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언제인가요?
전시를 준비하는 과정은 생각보다 긴 시간과 많은 고민이 필요합니다. 그래서 가장 보람을 느끼는 순간은 관람객이 작품 앞에서 예상치 못한 감동이나 새로운 발견을 경험하는 모습을 볼 때입니다. 특히 전시를 본 뒤 “도자가 이렇게 다채로운 예술인 줄 몰랐다”, “작품을 통해 새로운 생각을 하게 되었다”와 같은 이야기를 들을 때 큰 보람을 느낍니다.
학예연구사의 역할은 단순히 작품을 전시하는 것이 아니라 작품과 사람 사이에 새로운 만남의 계기를 만드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점의 작품이 누군가에게 새로운 질문을 던지고, 또 다른 시각을 열어주는 순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면 그것이 이 일을 계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원동력인 것 같습니다.
7. 이번 전시를 찾는 관람객에게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부탁 드립니다.
도자예술은 흙이라는 아주 오래된 재료를 사용하지만, 그 안에는 늘 동시대의 생각과 감각이 담겨 있습니다. 일상 속에서 미술관 소장품을 만날 기회가 흔치 않은 만큼, 이번 전시에서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작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에 귀 기울여 보셨으면 좋겠습니다.
아울러 에덴에서 시작된 작은 예술적 경험이 경기도자미술관으로 이어져, 도자예술이 지닌 더욱 넓고 깊은 세계를 미술관에서 직접 경험해 보시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경기도자미술관에서 다시 만나 뵐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최리지 학예연구사
국민대학교 도자공예학과를 졸업, 영국 브루넬대학교 대학원에서 디자인과 브랜딩 전략(Design & Branding Strategy) 석사과정을 졸업했다. 이 후, 이탈리아 밀라노 소재의 세계적인 디자인 정보 사이트인 디자인붐(designboom.com)에서 에디터로 근무했고, (재)광주비엔날레에서 홍보를 담당했다. 현재 (재)한국도자재단에서 큐레이터로 재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