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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27

대중문화 속 스토리텔링 읽기 #8

대중문화 속 스토리텔링 읽기 #8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게임은 1985년도 닌텐도사에서 만든 게임으로 남녀노소 불문하고 게임을 안 해본 사람은 거의 없을 정도로 많은 판매량과 높은 평점을 갖고 있다. 그래서 오늘은 엄청난 흥행작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라는 게임을 통해 일반적인 기승전결 구조가 아닌 게임만의 독특한 구조를 통한 스토리텔링 방식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오늘날의 대중문화 영역 중, 스토리텔링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있는 분야는 비디오/컴퓨터 게임일 것이다. 이 분야의 대표적 게임 중 하나인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는 1985년 일본의 닌텐도사에서 출시한 것으로, 시리즈를 거듭하며 38년 동안 전 세계에서 흥행한 게임 상품이다. 주인공 캐릭터인 슈퍼 마리오는 애니메이션 분야에서 디즈니의 미키 마우스와 같은 상징적 위치를 차지하는 대표적인 게임 캐릭터이다.



출처 : 나무위키

긴 세월 동안 다양한 버전으로 출시되었으나, ‘슈퍼 마리오’ 시리즈의 메인 스토리는 공통의 세계관을 유지하고 있다. ‘버섯들이 살고 있는 평화로운 왕국이 강력한 마법의 힘을 가진 거북 – 쿠파 일족에 의해 장악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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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섯 모양의 왕국민들은 마법에 걸려 바위, 벽돌 등의 형태로 변해 버렸다. 마법을 풀고 왕국을 되살릴 수 있는 힘을 가진 사람은 신비로운 힘을 가진 피치 공주뿐이다. 용감한 마리오는 피치 공주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 이제, 게임 속 마리오는 바로 당신이다. 이 원정을 매듭지을 수 있는 사람은 바로 당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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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 내용은 85년 출시된 게임 사용 설명서에 실린 작품 설명이다. 짧은 단락에 불과했던 이 스토리는 컴퓨터 그래픽과 기술의 발전 덕분에 화려한 CG를 이용한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졌고, 메인 게임 시작 전에 오프닝 타이틀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스토리의 핵심인 용감한 자가 세계를 구하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전형적인 영웅 서사의 구조는 변함이 없다.

고대 설화나 신화의 스토리에서 흔히 볼법한 이 서사를 그대로 가져왔지만, ‘슈퍼 마리오’의 스토리텔링은 게임만의 독특한 스토리텔링 구조를 가지고 있다. 이 차별성을 이해하기 위해 비디오 게임이라는 분야의 특성을 살펴보자.

최초의 비디오 게임 'PONG'          출처 : Brunch

비디오 게임의 역사를 연 최초의 게임은 1972년에 출시된 ‘퐁’이다. 연세가 있는 분이나, 고전 게임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은 해보았을 게임일 것이다. 탁구와 비슷한 형태로 공을 상대 쪽에 보내 막지 못하면, 스코어를 획득하게 되는 간단한 구조이다. 이 게임의 가장 중요한 특성은 비디오 화면을 단순히 지켜보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가 직접 조작 장치를 이용하여 게임을 플레이한다는 점에 있다. 게임 이론에서는 이 개념을 인터랙티브 (쌍방향 상호작용)이라고 명명하고, 게임이 여타의 매체와 차별화되는 가장 중요한 특성으로 본다.

‘슈퍼 마리오’는 인터랙티브에 문학적 스토리텔링인 서사를 결합시켜 재미와 다양성을 끌어올린 기념비적인 작품이다. ‘인터랙티브’라는 게임의 고유한 특성 때문에, 플레이어는 영화나 소설처럼 자신을 주인공 캐릭터인 마리오와 자신을 심리적으로 동일시하는 것을 넘어, 캐릭터 그 자체가 되는 경험을 하게 된다.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관객이 주인공의 감정에 깊이 동화되지만, 관찰자의 위치에서 스토리를 즐기는 한계가 있다면, 게임 플레이어는 자신이 곧 주인공이 되는 보다 직접적인 체험을 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이점 때문에 게임은 기승전결 방식의 곡선 형태의 그래프가 아니라, 기승전결이 무한히 반복되는 계단식 그래프 형태를 취하게 된다.

게임의 분기형 구조

게임의 스토리텔링을 비판하는 일부 의견도 존재한다. 다른 매체에 비해 주제의식이나 메시지가 빈약하고, 반복적으로 상승만 하는 스토리텔링 구조의 특성 때문에 지나친 몰입으로 인한 중독을 가져올 수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애초에 게임은 재미라는 엔터테인먼트를 핵심 목표로 두고 발전한 분야이다.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 포스터          출처 : 나무위키

주제의식이 빈약하다고 하지만, 전혀 존재하지 않는 것도 아니다. 다양한 게임을 통해 우리는 현실에서는 경험하지 못하는 세계로 모험을 떠날 수도 있고, 자신만의 도시를 만드는 창조자가 될 수도 있으며, 가상 현실 속에서 동물을 매개로 새로운 친구를 만나 교류하는 경험을 쌓을 수도 있다. 이 모든 것이 게임이라는 세계에서는 가능하다.


김경모 작가

연세대학교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하고 한국영화아카데미에서 연출을 전공하였다. 목원대학교 만화/애니메이션 학과에서 스토리텔링을 강의했다. EBS 애니메이션 시리즈 ‘미스테리야’의 스토리를 집필했으며, 현재 제주에 머물며 영화, 드라마, 애니메이션 등 다양한 분야의 스토리를 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