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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7-12

에덴가족이야기_식음연구소 노희영 대표

삶과 죽음이 함께하는 자리, 그리고 오늘을 충실히 살아가는 삶의 이야기. 에덴의 시작을 함께한 노희영 대표.  후회 없는 마지막을 위해 오늘을 살아가는 자신의 삶과 믿음을 들려줍니다.


에덴낙원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셨나요?


제가 에덴과 인연을 맺은 것은 CJ를 나와 YG에서 정신없이 일하던 시기였습니다. 오랫동안 가까이 지낸 권사님께서 “이런 프로젝트가 있으니 목사님을 꼭 한번 만나보라”고 하셨어요. 지금 에덴낙원 이사장이신 곽 목사님을 만나 이야기를 들었는데, 처음에는 무슨 말씀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았습니다.

봉안당에 교회가 있고, 식당이 있고, 호텔까지 있다는 개념 자체가 생소했거든요. 그런데 저는 늘 하나님께 받은 것이 많은 사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교회를 위한 일이라면 순종한다는 마음으로 “알겠습니다. 가겠습니다” 하고 에덴을 찾았습니다.

당시에는 허허벌판에 공사가 한창이었어요. 최시영 선생님이 공간 디자인을 맡고 계셨고, 저도 식당을 운영하기로 하면서 주방 설비부터 직원 채용과 교육까지 준비했습니다. 그 과정을 가까이에서 지켜보며 많이 느꼈습니다. 조금 늦어지더라도 하나님께서 뜻하신 일은 결국 이루어지는구나, 우리는 그 뜻 안에서 기다려야 하는구나 하고요.



삶과 죽음이 함께 있는 에덴을 특별하게 바라보시는 것 같습니다.

제가 에덴에서 잔다고 하면 사람들이 “무섭지 않냐”고 물어요. 그러면 저는 “그럼 경주에서는 어떻게 자나요? 선릉 근처에서는 어떻게 살아요?”라고 합니다. 삶과 죽음은 원래 함께 존재하는 것이니까요.

태어나는 것도 내 의지대로가 아니고 죽음도 내 마음대로 결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잖아요. 특히 크리스천에게 죽음은 하나님 곁으로 가는 과정이지 비극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모님이 그곳에 계시고 내가 찾아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도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엄마가 보고 싶으면 엄마가 계신 곳에 가서 하루 머물며 아침에도 보고 저녁에도 보는 것이죠. 저는 에덴이 그런 공간이라고 생각합니다.

세상의모든아침을 준비하면서 그리고 있던 특별한 모습도 있었다고요.

식당을 운영하면서 작은 꿈이 하나 있었습니다. 누군가 아버님을 떠나보내는데 “우리 아버지는 짜장면을 제일 좋아하셨어요”라고 한다면 그 음식을 정성껏 준비해 드리는 것입니다. 갈비탕이나 김밥일 수도 있고 아주 평범한 음식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비싼 음식이 아니라 고인이 정말 좋아했던 음식입니다. 가족들이 그 음식을 함께 나누면서 고인에 대한 추억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습니다. 언젠가 제가 은퇴해서 에덴에서 일하게 된다면 꼭 한번 해보고 싶은 일입니다. 그래서 저는 에덴이 대한민국 어디에도 없는 특별한 공간이라고 생각하고, 그 시작에 조금이나마 함께했다는 것을 늘 자랑스럽게 생각합니다.

에덴의 시작을 함께하신 지 10년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에덴을 바라보는 마음에도 변화가 있으셨나요?

처음에는 좋은 공간을 만드는 데 기여한다는 마음이었다면, 이제는 정말 보고 싶은 사람을 만나러 가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최근에 제게 가장 가깝고 정신적 지주였던, 친언니 같은 분을 에덴에 모셨습니다.



참 신실한 하나님의 딸이었기에 천국으로 기쁘게 가셨을 거라 믿었고, 우리도 슬픔보다는 기쁜 마음으로 보내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날 우리는 에덴의 식당에 모여 함께 식사하며 그분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이별의 순간을 슬픔만으로 채우지 않고 천국 환송의 기쁨으로 채울 수 있다는 것이 참 좋았습니다.

대표님 가족의 자리도 에덴에 미리 준비하셨습니다.

저희 집은 딸만 있는 집이고 조카들도 대부분 딸입니다. 결혼하고 각자의 가정이 생기면 가족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일이 점점 어려워집니다. 하지만 외할머니와 엄마, 이모들이 한곳에 함께 있으면 아이들이 와서 한 번에 모두 만날 수 있잖아요. 그래서 저희 가족도 함께하기로 했습니다. 아버님은 현재 다른 곳에 계시지만 어머니께서 돌아가시면 함께 모실 수 있도록 준비해 두었습니다.

결국 가족들이 계속 함께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던 것입니다. 가족은 내가 어디에서 태어났고, 어떤 뿌리를 가지고 살아가는지를 알려주는 존재입니다. 제게 가족은 가장 중요한 공동체이고, 사람이 살아가는 가치관과 삶의 방향도 결국 가족에서 시작된다고 생각합니다.



환갑을 지나서도 여전히 많은 일을 하고 계십니다. 오히려 더 바빠지셨다고요.

환갑이 되면 조금은 일이 줄어들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많은 일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하는 일의 영역도 점점 넓어지고 있고요. 새로운 일을 맡을 때마다 모르는 분야가 생기니 계속 공부해야 합니다. 나이가 들었다고 지금까지 해온 경험만 가지고 일할 수는 없어요. 세상은 계속 변하고 있으니까요.

저는 60이라는 나이가 오래 살았다는 의미라기보다, 이제 한 번 더 살아야 하는 나이라고 생각해요. 여전히 배우고 새로운 일을 맡으며, 주어진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하나님께서 제게 능력을 주시고, 일할 기회를 주셨기 때문에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맡겨진 일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감사한 일입니다.

그렇게 살아가는 삶과 대표님이 생각하는 ‘웰다잉’은 어떻게 이어지나요?

웰다잉은 결국 준비하는 자세라고 생각합니다. 나이가 들수록 죽음을 막연히 두려워하기보다 언제든 후회 없이 삶을 마무리할 수 있도록 주어진 매일을 준비하며 살아야 합니다.
“오늘 죽어도 여한이 없을 만큼 살아야 한다.” 죽음을 준비한다는 것은 결국 오늘을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의 문제입니다. 내게 주어진 일을 열심히 하고, 새로운 것을 두려워하기보다 계속 배우고 준비하면서 오늘 하루를 후회 없이 살려고 애쓰고 있습니다.

그리고 크리스천에게 죽음은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가는 길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죽음을 두려움이나 절망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쉼 없이 살아가는 힘의 근원은 무엇인가요?

저는 원래 목표 지향적인 사람입니다. 항상 발전하고 싶었고, 어제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하나님께 칭찬받는 삶을 살고 싶었습니다. 사람에게 인정받는 것도 좋지만 제게 가장 중요한 기준은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사는 것입니다. 물론 더더욱 어려운 일이지요.



전 에덴낙원을 찾아오면 제일 먼저 부활교회로 향합니다. 부활교회에 앉아 있으면 '나는 세상에서 뭐 하고 있지? 나 바로 살고 있나?' 하는 생각이 밀려옵니다. 지금까지 받은 것과 제게 주어진 기회를 생각하면 무엇을 더 구하기보다 감사하는 마음이 먼저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능력으로 맡겨진 일을 잘 감당하고, 하나님 앞에서 부끄럽지 않게 사는 것. 그것이 제가 오늘도 열심히 살아가는 이유입니다.



노희영 기업인

파슨스디자인스쿨을 졸업하고 오리온 부사장, CJ그룹 브랜드전략 고문, YG푸즈 대표 등을 거친 브랜드 전략가이다. 비비고, 마켓오, 세상의 모든 아침 등 다양한 브랜드를 기획했으며, 현재 식음연구소와 히노컨설팅 대표로 식음·유통·문화 등 폭넓은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다. 최근에는 유튜브 채널 ‘큰손 노희영’을 통해 대중과 활발히 소통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