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6-04
안녕하세요
박세회 작가는 이 초단편소설을 통해 이별이 아닌 새로운 관계의 매개로써 죽음을 바라본다. 우리는 흔히 죽음을 떠올릴 때 이별부터 생각한다. 하지만 (삶이 그러하듯) 죽음 또한 새로운 관계의 매개가 될 수 있다. ‘안녕하세요’는 이 미세한 순간을 포착한 박세회 작가의 초단편소설이다. 작품 속 어머니를 일찍 여읜 나(기정)는 아버지를 보낸 자리에서 가족, 관계의 확장을 경험한다. 네비게이션을 켜고 찾아간 장례식장은 내가 중고등 학생 때 매일 버스로 등하교를 하며 다니던 그 국도변에 있었다. 6년 동안 다니던 그 길에 장례식장이 있다는 걸 아빠가 죽고서야 알았다. 사인은 급성심근경색. 팽정읍에서 제일 환자 많은 내과 원장이 이런 식으로 세상을 떠나서야 되겠는가 말이다.